청춘, 그 아릿한 것에 대하여
청춘은 들고양이처럼 재빨리 지나가고
그 그림자는 오래도록 영혼에 그늘을 드리운다.
은유 작가의 글쓰기의 최전선 마지막 추천도서로 소개된 책입니다.
독서모임 마니토에게 줄 선물로 골랐다가 두 번째 글을 읽고 나니 제가 읽고 싶어 져서 담아왔습니다.
어머니에 관한 글이었는데 저는 ‘어머니’라는 단어만 보아도 마음이 항상 아려옵니다.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를 타지에서 읽으며 얼마나 가슴 시려했는지 모를 정도 말입니다.
‘청춘’이라는 두 글자는 여러가지 복잡한 감정을
한 번에 불러오는 묘한 매력이 있는 단어입니다.
그 찬란한 시기를 적은 문장들은 그가 지나온 길이
제가 지나온 길과 그리 다르지도 멀지도 않게 느껴졌습니다.
내가 기억하는 청춘이랑 그런 장면이다.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애매한 계절이고, 창문 너머로는 북악 스카이웨이의 불빛들이 보이고 우리는 저마다 다른 이유로, 다른 일들을 생각하며, 하지만 함께 김광석 노래를 합창한다. 잊어야 한다면 잊히면 좋겠어. 부질없는 아픔과 이별할 수 있도록. 잊어야 한다면 잊히면 좋겠어.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그대를. 하지만 과연 잊을 수 있을까? 그래서 내 기억 속 그 정릉집의 모습은 거대한 물음표와 함께 남아 있다. 그건 아마도 청춘의 가장 위대한 물음표이지 싶다.
BGM - 김광석의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
세상에 대한 불만,
낙담과 좌절,
막연한 희망 같은 것들이 잔잔한 마음에 작은 파도를 일으키며
그시절 제가 사랑하던 것들,
만났던 사람들,
꾸었던 꿈들,
나는 누구인가? 어디를 향해가는가?
끊임없이 되뇌던 질문들...
해답 없는 질문을 달고 살았던 그때.
그 기억과 감정들이 되살아나는 듯했습니다.
소중한 것은 스쳐가는 것들이 아니다.
당장 보이지 않아도 오랫동안 남아있는 것들이다.
언젠가는 그것들과 다시 만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왜 늘 곁에 있을땐 소중함을 알지 못하는 것일까요?
매번 지금이 가장 소중한 줄 알면서도 지나간 세월을 그리워하거나 언제 올지도 모르는 미래를 동경하곤 합니다.
블로끄는 ‘오, 나는 미친 듯 살고 싶다’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대지 위의 모든 것은 죽어 가리라 —-어머니도, 젊음도,
아내는 변하고, 친구는 떠나가리라.
그러나 그대는 다른 달콤함을 배워라.
차가운 북극을 응시하면서.
그대의 돛배를 가져와, 멀리 떨어진 북극을 항해하라.
얼음으로 된 벽들 속에서-그리고 조용히 잊어라,
그곳에서, 사랑하고 파멸하고 싸웠던 일들....
정열로 가득 찼던 옛 고향 땅을 잊어라.
언젠가 돌아보면 그때도 ‘청춘’이었지하며 보고파하게 될 지금. 오래도록 나의 영혼에 그림자를 드리울 시간들.
제 생에 가장 젊은날을 소중히 여길수 있다면... 조금만 멀리 떨어져서 볼 수 있다면... 후회 없는 삶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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